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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드러나는 스타토토사이트 죄를 보며 수많은 범법자들을 상대해 온 황실 수사대의 기사들마저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의 죄는 롤토토사이트 황법으로 금지된 흑마법과 관련된 것이었으며, 단순히 사용하기만 해도 문제가 되는 흑마법을 그저 ‘롤베팅’으로 사용했단 것에 사람들은 더더욱 경악했다.

흑마법을 통해 롤배팅 다치도록 저주하고, 심지어는 제물을 바쳐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 가게 했다는 죄목은 사실 객관적으로 스타베팅 힘들었다.

그녀의 불법적 롤드컵토토 때문에 상대자가 죽었다는 인과 관계가 확실히 증명되어야 했으나 마리나는 그저 우연의 일치라며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흑마법으로 롤토토 해친 게 맞다는 확고한 증거가 없다면 마리나의 죄목은 그저 흑마법을 사용했다는 그 자체로 국한될 여지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스타토토 치러야 할 죗값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흑마법을 홀덤사이트 것만으로도 온라인홀덤 중죄인 데다가, 그녀가 제물로 바치기 위해 약취, 유인한 아이들이 ‘유아 홀덤사이트 납치 사건’의 온라인홀덤 증거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을 제물로 바친 흑마법이 정말로 누군가를 죽게 했는가는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아이들을 납치해 목숨을 앗아 간 그 자체만으로 종신형에 처해질 것이다.

거기에 황족의 아이마저 건드린 게 밝혀진다면 단순한 종신형 그 이상의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컸다. 극형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죽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토스쿠르……, 아니 프란츠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마리나가 유아 연쇄 납치 사건의 범인이라는 게 알려지며 수도 라하트가 들썩였다.

모두가 황제를 홀린 것으로도 모자라 어린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끔찍한 악녀를 돌로 쳐 죽여야 한다며 소리를 높였다.

들끓는 여론이 아니더라도 마리나는 극형을 피할 수 없었다. 드러난 죄만으로도 그녀는 죽어 마땅했으나 아직 그녀를 살려 두고 조사를 계속하는 건 그에 얽힌 다른 죄인들을 색출해 내기 위해서였다.

황실과 수도, 나아가서는 제국 전역에 뻗쳐 있는 악인들의 가지를 모두 쳐내고 뿌리까지 뽑아 버릴 심산으로 황실 수사대는 분주히 움직였다.

하루라도 빨리 모든 게 다 밝혀지고 악인들이 처단되기만을 기다리는 이는 수도에 차고 넘쳤으나, 그들 중에서도 아이를 잃은 두 명의 어머니가 가장 애끓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 두 사람 중 하나인 모니카. 그녀는 한시라도 빨리 막시밀리안 황제의 죽음에도 마리나가 배후로 있었다는 걸 밝히고자 했다.

마리나를 매달아 놓고 돌로 쳐 죽일 수 있다면, 자신이 가장 앞에 서서 돌을 던질 거라는 말도 함께였다.

“모든 걸 모르쇠로 일관한다지요. 비겁하게, 어미의 등 뒤에 숨어서.”

프란츠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 당사자가 증인으로 나선 ‘알브레히트 대공비 납치 사건’을 제외한 모든 혐의를 말이다.

어머니가 탐욕에 눈이 멀어 단독으로 저지른 짓이라며, 자신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으며 만약 제게 죄가 있다면 어머니를 말리지 못한 것뿐이라는 말을 잘도 떠들었다.

그 말을 믿어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으나 프란츠는 같은 말만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아분 상단과 디웨스 상단이 눈속임으로 불법 가공 마법석을 유통시키고 그 대가로 귀족들의 충성을 이끌어 냈다는 것도, 자신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으며 상단에서 제게 잘 보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 해명했다.

“그따위 개소리를 해명이라고. 참, 나. 지옥의 악마도 웃을 소리입니다.”

“그의 말은 하나도 참작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증거가 너무도 많으니까요. 말로서 우긴다고 넘어갈 사안도 아니니 말입니다.”

카를이 차분히 대답했다. 그 역시도 프란츠의 너무도 뻔뻔한 행태에 속에서 불길이 치솟았으나 그 분노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수사를 진행할 때는 감정을 최대한으로 배제해야 한다. 감정에 휘둘려서는 될 것도 그르치기에, 이런 엄청난 중죄인을 상대할 때는 오히려 화를 다스리고 감정을 억제하는 편이 좋았다.

“이미 그의 저택에서 엄청난 양의 불법 가공 마법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종신형에 처하게 될 겁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요. 그 커다란 몸을 하고서 부끄럽지도 않은지, 제 몸의 반도 채 되지 않을 어미를 방패막이로 내세워서 어떻게든 살길을 궁리한다는 게 나는 너무나 화가 납니다. 결코 살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분개하는 모니카의 눈에 피눈물이 차올랐다. 탁자 위로 올려 둔 양손은 이미 핏줄이 잔뜩 불거진 채로 부들거렸다.

“예, 잘 알겠습니다. 반드시 모든 죄의 죗값을 치르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니…… 조금은 스스로를 다독이십시오. 이러다 병드십니다.”

카를이 팔을 뻗어 모니카의 손등을 두드려 주었다. 더없이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눈물 가득 고인 눈으로 카를을 돌아보던 모니카는, 저 파렴치한들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제야 되새긴 듯했다.

“미안합니다. 내가 너무 내 아픔만을 생각했어요. 대공께서도……, 아니 폐하께서도 저들에게 가족을 잃으셨는데.”

가족을 잃었다는 말을 내뱉을 때 모니카는 입 안에서 비릿한 피 맛을 느꼈다. 그건 아마 가슴에 난 수많은 생채기들로부터 번져 나온 피눈물이 아닐까, 모니카는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카를 역시도 저들에게 아버지를 잃은 피해자였다.

더군다나 그의 아버지, 마인하르트 황자는 직접적인 살인 피해자가 아니었기에 공식적으로 마리나에게 죄를 물을 수도 없었다.

엄밀히 따지면 요부의 치마폭에 휩싸인 채로 아들을 내친 아버지로 인해 죽게 된 것이니까 말이다.

깊은 피로감이 느껴졌다. 카를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눈꺼풀 뒤로 묵직하게 느껴지는 피곤이 점점 전신을 짓누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황실 수사대는 제국 최고의 기사이자 수사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죄인에게 마땅한 죗값을 치를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부디 들어가서 스스로를 돌보세요.”

목까지 차오른 비통함을 삼켜 낸 카를이 애써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는 걸 그도, 모니카도 잘 알았다.